시스템과 문제해결 ★ 추천

기다려라. 열릴 때 까지. 포기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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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의 사장님께서 지인분이 대표로 계시는 회사가 벤치마킹을 올 예정인데, 그 직원들을 위해 우리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변해왔는지에 대해 교육을 진행해 줄 수 있는지 부탁을 하셨다.

해당 조직에선 사장님과 중역을 포함해 8분 정도가 참석을 하셨다.

교육을 잘 끝마친 후에,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방문하신 회사의 사장님께서 말씀을 하셨다.

"제가 이 공장을 몇 년 만에 방문했습니다.

새삼스럽지만 사실 우리 공장이 훨씬 더 운영을 잘 해오고 있다고 생각해서 이 곳에는 배우러 올거란 생각을 전혀 안 했거든요.

여기 사장님이 본인 회사가 많이 변했다고 해서 반신반의하면서 한 번 와봤는데, 솔직히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부끄럽네요. 이렇게 변해온 동안 우리는 지금까지 뭐하고 있었는지 반성이 되었습니다. 사장인 제가 가장 문제겠죠. "

많은 경영자분들을 만나오면서 느낀건, 수십년간 회사를 일궈온 오너분들의 경우, 회사에 대한 애정과잉으로, 자기객관화를 잘 하지 못하고,밑도 끝도 없이 우리 회사는 최고다라는 생각을 하시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조직이 노력해서 쌓아 올린 성과는,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본인 조직의 심각한 문제에 대해선, 불가피한 상황 탓, 시간이 지나면 금방 해결이 될 대수롭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우리가 안 해서 그렇지, 하면 훨씬 더 잘하지."

"요즘에 경기가 안 좋아서 그렇지, 우리도 투자하면 그 회사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지."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현재의 위치를 판단하지 못하면, 목표를 향한 방향성과 방법을 설정할 수 없다.

우리의 목표가 남산타워에 도착하는 것인데, 현재의 위치가 여의도인지, 잠실인지 혹은 한강 위에 둥둥 떠있는지에 따라 어느 방향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가야하는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내가 말이지!", "우리 회사는 말이지!"의 자신감 과잉 경영자분들을 뵙다가,

처음 만난 자리, 그것도 본인 부하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경영자 본인의 반성을 하는 분은 굉장히 인상깊었다.

"언제 한 번 우리 회사에도 시간 내서 식사하러 한 번 와주세요."

형식적인 멘트라고 생각한 인사를 나누고 그렇게 헤어졌다.

1개월 후, 전화가 와서 한 번 뵙자고 하셔서 만났는데 혹시 본인 회사도 맡아서 함께 해 주실 수 있냐는 이야기를 하셨다. 공장을 설립한지 올해로 20년이 되는데, 지금 변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20년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시며, 과거에도 이런 저런 컨설팅을 많이 받아봤지만, 한 번도 제대로 끝낸 적이 없었다고, 컨설턴트는 말만 잘하는 사기꾼이라고 생각해오셨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달, 몇 년만에 친구 공장에 가서 가슴이 뛰었다고 한다.

한 달 만에 연락을 드렸던 건, 그냥 순간적인 그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또 예전처럼 흐지부지 되는 상황은 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결심을 하시고 연락을 주셨다 했다.

"사장님. 과거에 많은 시도를 해왔는데 잘 안되셨다고 하셨죠? 잘은 모르지만, 회사에 오셨던 그 컨설턴트 분들이 저보다 더 경험이 많고 똑똑하셨을 겁니다. 저라고 해서 뭐 특별한 묘수를 갖고 있는 건 아닙니다. 다만 과거처럼 해 온 운영방식이 반복된다면, 저와도 똑같이 얼굴 붉히고 헤어질 게 뻔합니다. 굉장히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우리가 실패했던 건 컨설턴트의 문제가 아니라, 사장님과 중역분들의 문제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사장님께서 큰 돈 들여서 이런 저런 프로젝트에 전문가를 붙여줬는데, 몇 개월 진행해도 눈에 띄는 성과가 안나오니 직원들을 닦달하지는 않으셨는지요? 예전에 이런 저런 프로젝트 진행하실 때, 사장님께서 참여하셨던 적이 몇 번 있으셨습니까? 사장님께서 투자를 하시고, 이런 저런 의사결정에 있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승인을 해주신다고 해서, 그게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끄는 경영자의 역할은 아닐겁니다. 지원만 하는게 아니라, 함께 참여하시는 것이야 말로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각이 많아 지시는 듯 했다. 그리고는 이내 하시는 말씀이

"분기마다 진행상황 보고 받고,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올라오면 크게 안 따지고 결제를 해줘서 사장으로써 할 만큼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너무 잘못 생각하고 있었네요."

잠시 후 내게 말씀하셨다.

"제가 참석하겠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관리자 전원을 참석 시키겠습니다."

"사장님. 그런데 부탁이 있습니다. 사장님이 중간에 개입하고 싶어하시는 타이밍이 많이 있을겁니다.

실무자들이 진행하는 내용에 대해서 중간에 이야기하시고 싶으시더라도 끝나고 나서 하시고, 지적하고 비판하지 마시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세요."

"노력해보겠습니다."

"노력하시지 마시고, 꼭 해주세요. 전제조건입니다."

"네"

그렇게 함께 하게 되었다.

많은 시도와 시행착오들을 부딪혀왔다. 창업공신이자 힘들었던 시간도 함께 버텨왔던 경영자의 친인척도, 해당 업무에 맞지 않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업무 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감사하게 경영자께서 컨설턴트에 대한 권위를 높여 주셔서, 중역과 직원분들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 해주셨다. 무엇보다도 대게 중소기업의 사장님들은 이런 저런 약속들이 많으신데, full time 참석 (6시간 가량)을 90% 이상 하셨다. 긴급한 이벤트로 참석이 어려우면, 본인이 참석가능한 일정으로 컨설팅 일정을 조정 요청하실 정도였다. 모범 학생이셨다.

그렇게 올해로 만 3년이 지났다. 드라마틱하게 조직이 개선되고 혁신되었을까?

엄격한 잣대를 놓고 바라보면, 사실 그렇진 않다. 생산성이 몇 배로 높아지고, 불량율이 제로가 되는 그러한 기적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꽤 유의미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첫째, 사장님이 많이 변하셨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원인을, 담당 직원이라고 생각하셨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경영자 본인의 문제, 프로세스의 문제, 인프라의 문제라 이야기하시고, 그것을 바꾸려고 노력하신다. (사실 이러한 리더의 관점의 변화 만으로도 엄청난 성과라 생각한다)

둘째, 난이도가 낮은 질문에도 당황하고 부끄러워하시던 구성원들이,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을 하는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

셋째, 많은 기업들이, 시스템에 업무를 맞추다 보니 최적화가 되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ERP 시스템을, 조직의 업무를 기준으로, 설계하고 구축하여 최적화를 했다.

그 과정에서 몇 달 동안 등록했던 기준정보들이, 랜섬웨어로 훼손된 사건도 있었지만 Data Back up과 정보보안시스템의 중요성을 깨닫고, 시스템을 강화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이러한 개선활동들이 내가 개입해서 진두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 올바르게 작동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있는 결과가 아닌가 싶다.

조직 내 얽히고 설켜있는 이해관계들과 상황들을 헤쳐 나아가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경영자가 올바른 리더십을 발휘하고, 꾸준하게 나아가면 축적이 이뤄지고, 언젠가 발산하게 될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함께 잘 버텨준 고객에게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어떠한 성과들이 나타날 지 너무나 기대된다.

ps. 자극의 계기가 된 고객사는, 내년이면 만 10년차 함께 하는 고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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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생각들이 한 권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성장하는 회사가 선택한 단 하나의 전략, 《모두의 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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