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태도

고온탕에서 신선이 되는 방법

연재 120 / 137

예전 첫 직장생활 때 기숙사에서 지냈었는데 일반 아파트 단지의 15평 남짓의 방 2개인 곳에서 4명이 생활하던 때가 있었다.

남자 4명이 출근시간에 화장실 1개로 전쟁을 벌이는 것이 고역이라,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있던 목욕탕에 소위 '달목욕'이라고 하는 것을 끊어,회사 출근하기 전에 사우나에 들렀다 출근을 했었다. 아침 6시 정도에 목욕탕에 갔었는데, 그때마다 굉장히 뜨거운 고온탕에서 신선마냥 앉아계시던 어르신이 계셨다.

살짝 발을 담그면 마치 용광로에 데인거 마냥 뜨거워 차마 그 탕에는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당시에는 '나이가 들면 감각이 무뎌져서 뜨거운 탕도 익숙해질 수 있는 건가?' 라고 생각했었다.

어느날 항상 와 계시던 어르신께서 나보다 늦게 오신 날이 있었다. 드디어 그 분의 고온탕 입성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런데..

"으앗~ 뜨뜨뜨뜨뜨.... 으아~~~~!!!"

짧고 굵은 비명이 들렸다.

그랬다. 그분도 처음에 들어갈 때엔 뜨거운 것을 감수하고 가셨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들어가시자 마자 찬물을 트시더니, 두 팔을 팔자로 휙휙 휘져으시다가 어느정도 온도를 낮춘 후에

뜨거운 물을 조금 틀고 끄고, 조금 있다가 또 뜨거운 물을 틀고 끄시는 걸 반복하시면서 물 온도를 높이시는 것이었다. 그렇게 천천히 온도의 변화에 익숙해져가는 모습을 보며 이마를 탁! 하고 칠 수 밖에 없었다.

1. 환경의 변화, 새로운 것을 맞이하게 될 때는 누구에게나 충격이 있을 수 있다라는 것.

내가 약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과

2. 처음부터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나의 수준에 맞는 전략으로 천천히 업 시키면서 맞춰나가는 것.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저 높은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

기억을 복기해보면 에덴동산마냥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쌩 추억이긴 하지만 많은 것을 깨닫게 된 장면이었다.

PS1. 이후에 그 전략으로 고온탕을 즐겼을까?

아무리 해봐도 숨막히고 뜨거워서 3분 이상을 버티지 못했다.

아무리 시도해봐도 안되는 게 있다면, 인정하고 포기하는 것도 현명한 것이다.

일반탕으로 만족하기로...

PS2. 일반탕과 고온탕이 온도차이가 많이 날 것 같지만 고작 3~4도 차이 밖에 나지 않는 다는 사실.

작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사소해보이는 것이 사소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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