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과 문제해결

잘못된 편집. 호환마마보다 더 무섭다.

연재 024 / 137

8년 전쯤. 방송에 출연할 기회가 있었다.

나름 지상파 (S방송국) 방송이었고, 진행자가 이휘재, 이수근 그리고 많은 연예인 패널들이 있었던 프로그램이었다. 사전에 작가와 미팅을 하고, 내가 준비해 간 스크립트를 컨펌받고 많은 연습을 하고 갔다. 방송시스템을 처음 경험했는데, 짧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7시간 가까이 내리 촬영을 했었다. 중간에 쉬엄쉬엄 하는 줄 알았는데 거의 쉬지도 않고 진행될 정도로 굉장히 고강도 스파르타 촬영이었다. 1시간으로 편집을 하면 화면에 안 나오는 경우도 발생하겠다 싶은 생각과 출연료로는 무엇을 주려나 하는 궁금함을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2주 후에 본방송을 시청하게 되었다. 다행히(?) 나의 출연 분량은 편집되지 않고, 나름 점유율이 높았던 출연자에 속했다. 하지만 방송을 보면서 굉장히 황당한 경험을 했는데 상대편과 Quiz를 푸는 부분에서였다.

기존에 방송을 보는 입장에선 문제 풀고 하는 건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당시에 상대편과 접전에 접전을 거쳐서 거의 7번째 문제까지 갔었고 결국에는 내가 상대팀에게 아쉽게 패배를 했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방송에 나온 부분은 문제 3개로 편집이 되어 있었는데, 문제와 내가 답변한 것을 교묘하게 편집해서 엉뚱한 대답을 한 것처럼 나온 것이다. 예를 들면, 방송에는 문제 1번을 보여주고, 해당 답변을 내가 3번 문제의 답변을 한 것을 갖다 붙여서 내가 틀린 걸로 편집한 것이다. 너무나 쉬운 문제를 틀린 걸로 편집을 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도대체 어떻게 그런 문제를 틀리냐?'라고 핀잔을 들었고, 그때마다 일일이 해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 황당했다.아무리 7시간을 1시간으로 축약을 한다고 해도 그렇지, 왜 저렇게 편집을 했을까? 하는 억울함과 어떻게 편집을 하느냐에 따라서, 사람 바보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겠구나 라는걸 깨달은 계기가 되었다. 살아가면서도 그러한 경우들을 많이 보게 되고 경험하게 된다.

내가 의사결정을 하게 된 이유는 중요도 순으로 1, 2, 3, 4, 5로 인해서 판단한 것인데 내가 5번 때문에 그러한 판단을 한 것이라고 왜곡되게 전달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가,

1. 회사에 미션과 비전이 나의 가치관과 맞지 않고

2. 회사에서 학습할 수 있는 인프라와 상황이 되지 않아 성장의 장이 마련되지 않고

3. 인간관계가 불편하고, 힘이 들고

4. 늦게 퇴근하고 출장이 많아 잠도 못 자는 경우가 많이 발생해 건강이 많이 상하고

5. 연봉이 내가 기대하는 수준을 충족하지 못해서

1, 2, 3, 4, 5의 순의 이유로 퇴사를 하는 것인데,

'걔는 잠이 많아서 힘들고, 돈이 작아서 회사 그만둔대.'라는 식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퇴사 이유를 전달하게 되면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상하게 비칠 수밖에 없다. 있는 그대로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교묘하게 왜곡되게 편집해서 전달하는 것이야 말로, 나쁜 의도로 상대방을 기만하고 해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본다.

어설프게 왜곡된 편집은 진실을 짓밟는 행위다.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어설프게 편집해서 마치 사실인 양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거나, 본인은 팩트를 이야기했다고 스스로 합리화해선 안된다. 나 스스로도 항상 그러한 부분에 대해 경계해야 함을, 살아가면서 만나고 경험하게 되는 반면교사분들을 통해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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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회사가 선택한 단 하나의 전략, 《모두의 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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