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게으른 자에게까지 오는 좋은 기회는 없다.

연재 034 / 137

"헬스장 등록하려고 하니, 이번 달에 약속이 좀 많네. 담 달부터 해야지."

"저 모델 금방 새 모델 나오는 거 아냐? 새 거 나오면 사야지."

"다음 달까지는 좀 바쁠 거 같은데, 그다음 달부터 으쌰 으쌰 열심히 개선활동, 혁신 활동해봅시다!"

이렇게 타이밍만 재는 이에게, 실행을 할 최적의 타이밍은 과연 올까? 무엇을 실행하려고 할 때, 해야 하는 이유를 찾기보다, 하지 못하게 되는 제약조건을 먼저 찾아서 그 핑계로 실행을 지연시키는 조직/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물론 나 역시도 여기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

내가 경험하고, 보고 들은 사례가 전부라고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뭔가 제대로 실행하고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즉 실천'을 수행하는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의 공통점을 보면 실행을 하는 데 있어 그리 망설이지 않는다. 계획 없이 불나방처럼 무턱대고 들이댄다는 것이 아니다. 100% 완벽한 상황이 되어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51%의 확신이 있으면 실행한다. 그리고 실행하면서 문제점들을 신속하게 조치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뜸만 들이고 느릿느릿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시간이 많이 주어져도 그 일에 몰입하지 않는다. 이것저것 관심도 없이 그저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에는 가장 처음에 논의했던 선택을 한다. 온전히 그 시간을 위해 고민하고 숙성을 한 거라면 충분히 가치가 있지만,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았으면서 나름대로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는다. 가장 안타까운 건, 그렇게 시간을 보내서 실행을 하지만 딱히 탁월한 성과가 나오지도 않는다. 소요되는 시간은 많지만, 전적으로 가치를 위해 투입된 시간은 정작 얼마 되지도 않게 비효율적으로 시간을 낭비한다.

다시 맨 위의 사례로 돌아가 보면, 헬스장을 등록해서 운동을 하는 데 있어서 그 달에 일정이 있거나 혹은 공휴일이 많은 날이 있을 수 있어서 실행은 미루는 사람이, 한 달 내내 공휴일이 없다고 한들 full time으로 운동을 할까? 큰 그림으로 멀리 바라본다면 특정 월에 일정이 많고, 공휴일이 많은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단지 실행력의 차이다.

'부지런한 사람은 시간 내서 운동을 한다. 하지만 게으른 사람은 시간이 나도 운동을 안 할 이유를 찾는다.'

일부 고객 중에, 꼭 긴급하게 일정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락이 와서 SOS를 요청하는 곳이 있었다. 그럴 때엔 나도 주어진 시간이 많이 없고, 짧은 시간에 빠르게 전달하려 해도 고객이 충분히 흡수를 못하기 때문에 서로가 힘이 든다. 때로는 밤을 새우고, 주말도 없이 일을 해서 겨우겨우 턱걸이로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거봐, 하면 되지.' 하면서 그 아슬아슬한 짜릿함을 반복하려 한다. 아무리 평소에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다. 그래서 그 고객의 긴급요청은 거절했다. 나의 육체적/정신적인 건강을 위해서도 그랬고, 고객이 그런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스스로 느껴봐야지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급하게 하고, 닥치는 대로 하고, 일단 들이대는 게 능사라는 것이 아니다.

'특별한 대안도 없는 게으름'으로부터의 탈출이, 개인과 조직이 무기력에서 벗어나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는 첫걸음이지 않나 생각을 한다. 다이어트는 어떠한 방법이 있는지 무엇을 먹으면 좋을지 찾아보는데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일단 운동화 끈부터 매고, 집 대문 밖을 나서는데서부터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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