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프로페셔널과 허당

연재 044 / 137

"그 제품은 3층 18번 구역에 있어요."

'와 진짜 멋있다....'

정말 그렇게 느꼈다. 그때 까지는...

우리 동네에 있는 '다있소' 매장은 굉장히 규모가 크다. 1, 2, 3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없는 물건 빼고 다 있는 듯하다. 문구점이나 대형마트에 없는 제품을 사러 가끔 가는 편인데, 꽤 오랜만에 방문을 했다.

구하려는 물건이 있을 법한 섹션을 찾아보니 없었다. 3층에서 찾다가, 2층, 1층으로 내려와서 직원에게 물어봤다.

"A 물건 어디에 있을까요?"

물어보기가 무섭게 1초도 안돼서

"그 제품은 3층에 18번 XX구역에 있어요"

이분의 머릿속은 슈퍼컴퓨터 검색엔진을 탑재했을까? 어떻게 한 번에 이렇게 이야기해주시지?

진짜 놀라움을 넘어, '이게 정말 프로지.'라는 경외심까지 들었다.

"감사합니다!"

하고 3층으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올라갔다.

직원분이 말씀해주셨던 18구역을 이리저리 둘러봤는데,

'어라? 이야기 한 A 물건이 보이지 않네.'

'나도 이제 감이 많이 떨어졌나 보다..."

하지만 다시 둘러봐도 안 보인다. 그래서 손가락으로 하나하나씩 포인팅을 하면서 전수 체크를 했다.

굉장히 꼼꼼하게 체크를 했는데도 그 제품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서 저쪽 편에서 선반을 정리하시는 다른 직원분께, A제품이 어디에 있는지 여쭤봤다.

"그건 여기가 아니라 아래 2층에 10번 코너인가에 있어요."

'어라? 뭐야? 아까 그분은 3층 18번 코너라고 하시더니...'

물론 돈을 낭비한 것도 아니고, 3층까지 계단으로 운동을 했으니 손해 본 것도 아니지만, 그분을 굉장히 경외했던 그 감정이 순간 아깝게 느껴졌다.

2층으로 내려가서 10번 코너를 갔다. 그런데 이번에도 전수 체크를 했는데 없었다.

'이 사람들이 진짜...'

'나 살 빼라고 작당모의 한건 아니겠지?'

혹시나 싶어서 다른 직원에게 도저히 못 찾겠는데 어디 있는지 알려달라고 하니, 그 제품이 있는 곳까지 나를 인도해주셨다. 그렇게 A제품을 찾았다. 2번의 시행착오 끝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1초도 생각하지 않고, 호기롭게 알려주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그것도 2명이나.

차라리 잘 모른다고 했다거나, 아니면 찾아보고 알려준다고 해도 되었을 텐데.

물론 매우 사소한 일이라서 기분이 나쁜건 아니었지만, 그 상황을 통해, 그곳에 대한 이미지가 '프로페셔널'에서 '허당'으로 내 맘속에 각인되어버렸다.

매사에 확실하지도 않은 직감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상황을 정말 경계해야 함을 느꼈다. 특히 그 판단이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때에는 더욱더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일을 할 때에는 'Do it right the first time, 처음 할 때 제대로 하기'를 잊지 말아야 한다.

"아... 내가 지난번에 보낸 게 그거 구본이었네. 내가 다시 최신본 보낼게"

"내가 지난번에 그렇게 말했어? 허허... 어쩌지?"

조직 내에서도 불명확한 정보로 혼선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다. 잘못된 정보는 안 해도 될 일을 2번, 3번 하게 한다. 시간의 낭비, 비용의 낭비, 무엇보다도 의욕의 낭비를 불러일으키며, 그 지시를 한 사람의 신뢰도를 추락시킨다.

다소 느리더라도, 올바르게 일을 완결하는 것이 결국에는 가장 빠른 길일 것이다.

"아~ 거기가 아니었어요? 이상하네. 언제 옮겼지?"

매사에 대충대충, 아님 말고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잘 모르면 모른다고 하자. 전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

프로는 무엇을 이야기할 때, 제대로 알고 이야기하고, 모르는 것은 겸허하게 인정하는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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