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준비를 해와서 그런지, 굉장히 안정적으로 보였어요."
어제 끝난 여름 성경학교 이튿날, 선생님들과 늦은 시간에 대강당에 둘러앉아서 소감을 나누는 와중에, 한 선생님이 나에게 해줬던 이야기다.
"기획팀장님이 흔들리지 않고 여유로워 보이니, 저희도 맘 편하게 믿고 캠프를 즐겼어요."
사실 난 전혀 안정적이지 못했고, 여유롭지 못했다. 굉장히 힘이 들었고, 여기저기에서 요청해오는 일들을 대응하기 위해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다만 수백 명의 아이들과 선생님들, 학부모님들께서 계시다 보니, 겉으로 티를 내지 못하고, 정말 힘이 들 때에는 아무도 없는 숙소에 들어가서 5~10분 정도 에어컨 바람에 피로를 풀고 그렇게 나갔다.
비치지 않았던 나의 불안감과 부족함들이, 전혀 의도하지 않게 안정적인 모습과 여유로움으로 포장되어버려서 결론적으로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참 다행이었다란 생각이 들었다.
조직에서의 경영자나 리더의 역할도 비슷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경기가 안 좋다고, 회사가 어렵다고 불안감을 조성하고, 매 년 송년사나 신년사에는 위기극복, 불황 탈출을 위한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레퍼토리를 이야기하는 경영자들이 있다. 물론 경영자의 의도는 같이 잘 해보자 일 수 있겠지만, 경영자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직원들은 현재의 상황을 함께 극복하려고 하기보다, 회사를 언제 어떻게 떠나야 할지를 생각하기 쉽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힘든 것은 직원들도 다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힘들다고 우왕좌왕 흔들리는 리더를 신뢰할 직원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힘이 들어도 의연한 모습을 지키는 리더를, 부하직원들은 신뢰하고 함께 위기 극복을 위해 스스로 헌신을 하지 않을까 싶다.
겉과 속이 일관성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면, 내 나약한 속마음을 겉으로 드러내는 삶을 살기보다 비춰지고 싶은 의연한 모습대로, 내면을 강하게 키우고 준비를 잘 해야나가는 삶을 지향해야겠단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