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 추천

고객이 최고의 스승이다

연재 064 / 137

"헉... 여기가 제 자리가 맞나요?"

"여기 앉으세요."

"그런데 왜 제 자리에 의자가..."

"대표님이 편하게 교육하시는 게 우리를 위한 겁니다."

기존 고객사의 사장님께서 소개해주셔서, 만 2년 가까이 인연을 맺고 있는 고객이 있다. 이 고객은 다른 고객들과는 조금 특별하다. 그건 바로 사장님이 컨설팅에 100% 참여하신다. 잠시 인사하고, 혹은 중간에 잠시 참여하시고 나가시는 게 아니라 Full time으로 참여하신다. 어느 정도냐면, 계획된 컨설팅 일정을 1달 전부터 비워두시고, 행여나 갑작스러운 약속이 생기시면 사전에 컨설팅 일정 조정 여부를 물어보신다. 지금까지 이런 사장님은 없으셨다.

컨설팅은 사장실에서 진행한다. 더군다나 나는 회의테이블의 상석에서 엄청 큰 사장님이 앉으시는 의자에 앉아서 진행한다. 주로 TV에서 회장님 의자로 나오는 등판 커다란 의자다. (거의 포청천급이다.)

사실 굉장히 부담스러워서 의자를 바꾸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편하게 앉아서 하는 게 우리를 위한 거라면서 부드럽게 압도하신다. 그러시면서 본인께서는 사장실 구석에 간이의자에 앉아서 조용히 참여하신다. 물론 초반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셔서 참석하시는 분들이 다소 부담스러워했다. 그래서 사장님께 가급적 묵언 참여를 부탁드렸다. 그 덕분에 초창기에 비하면 굉장히 협조적으로 묵묵하게 참여하신다. 하지만 안다. 얼마나 힘드시고, 할 말이 많으실지를.

이 고객사에 오면, 굉장히 대접받는 기분을 받는다. 사실 참여하시는 관리자분들 중에, 1명을 제외하고는 나보다 다 연배가 많으시다. 적게는 5~6살에서 많게는 20세 이상. 그렇지만 그 누구도 내가 어리다고 선입견을 가지는 분은 없다. 경험상 느낌으로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오너께서 나를 신뢰해주시고 대접을 잘해주시는데, 다른 직원분들이야 오죽하겠는가. 그러다 보니, 이 고객사에 오게 되면 무장해제가 된다. 작년엔 매주, 올해는 격 주로 방문하고 있는데, 3~4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일정을 계획된 시간을 초과해서 진행한다.

집에서 편도 1시간 반 가까이 운전을 해오는 곳이라 꽤 피곤한 일정이지만, 그냥 이 곳에 오면 하나라도 내가 더 알려주고 싶고, 모르는 것을 문의하면 알아내서라도 전해준다. 그리고 다른 고객들에게는 힐끗 보여만 주고 제공하지 않는 핵심자료들을, 이 고객에겐 원본 파일 통째로 주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보면 딱히 나에게 파일을 달라고 한 것 같지도 않은데, 나 혼자 들떠서 준 것도 많은 거 같다.)

사실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굉장히 부담스러운 고객도 있고, 생각만 해도 신경이 많이 쓰이고 스트레스받는 일도 많다. 하지만 2년 가까이 이 고객과 함께하면서, 거의 대부분을 설레면서 방문을 했었던 거 같았다. 왜 그럴까 생각을 해보니, 여기에 오면 '존중받고 있다'라는 느낌을 항상 받는데, 그것이 이 조직을 설렘과 감동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다른 사람의 관계, 고객과의 관계에서도 내가 여기에서 배운 '존중'과 '대접'을 먼저 베푼다면 상대방이 내가 느낀 것과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어떠한 목적과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순수한 진심이 지속적으로 전달되면 분명 어떠한 모습으로든 선한 피드백이 '보너스'로 올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고객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나의 일이지만 실질적으로 그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는 건 나다. 고객은 내 최고의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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