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와 경영

돈이 직원들의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까?

연재 071 / 137

"여러분들을 위해 회사에서 100만원의 상금을 걸었습니다!"

모 기업 컨설팅을 시작한 후, 두 번째 방문한 날이었다.

아침 일찍 도착해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생산팀 담당자가 오늘 회사에 중요한 이벤트가 있다고 했다.

바로 다음날, 고객사 VIP의 갑작스러운 방문 계획으로, 공장을 청결하게 준비해야 해서, 전사원의 참여로 현장 5S (정리, 정돈, 청소, 청결, 습관화) 활동을 진행한다고 했다.

당연히 고객사의 경영자가 방문한다고 하니, 그 어떤 일보다 앞서서 청소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담당자가 굉장히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이야기 한 내용은 내게 꽤 커다란 충격이었다.

"시간도 촉박하고, 직원들의 성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포상금 100만원을 내걸었습니다. 1등 팀은 50만 원, 2등은 20만 원, 3등은 10만원씩 3개팀, 총 5개 팀을 선정해서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기 위해서 상금을 걸고 청소 대회를 한다는 것이다.

'일하는 주변을 정리 정돈하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일상 업무인데 청소를 잘하는 팀에게 상금이라...'

회사가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뒷감당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돈이 남아 돌아서 하는 것도 아니라, 불량품을 폐기하고 고물상으로부터 받은 돈이었다.

해당 소재의 원가와 제조비용을 포함하면 대략 7~800만 원 이상의 비용이며, 매출로 친다면 대략 1,000만 원 가까운 제품들이었다. 사소한 불량으로 인하여, 전량 폐기하고 고작 100만 원 남짓의 돈을 받았는데 그것을 청소를 잘하는 팀에 상금으로 주는 1회성 이벤트에 쓴다고 했다.

해당 안을 기획한 임원에게 취지를 물어봤다.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동기부여가 돼서 열심히 하겠죠. 한 번 지켜봅시다."

'그래. 내가 모르는 이 조직 내부의 이해관계와 분위기가 있을 수도 있으니. 한 번 지켜보자.' 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객관적인 기준으로 모두가 납득할 만한 평가를 할 수 있을까?'

'상금이라는 동기가 작용해서 목표 달성을 위해 헌신을 다할까?'

'이 맛 한 번 들여버리면 앞으로 상금 없이도 될까?'

"너무나 당연히 일상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뭔가 금전적인 보상과 명분이 있어야지만 가능하게 되진 않을까? 점점 더 판을 키워야지만이 자극을 받지 않을까?"

몇 시간이 흐르고, 해당 조직의 임원들과 부서장들이 부랴부랴 현장 점검을 한 후, 1, 2, 3등 팀을 발표했다. 1등 팀이 수상을 하고 나서, 해당팀의 리더가 본인의 팀으로 돌아가 했던 이야기는 8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우리 팀이 총 몇 명이지? 16명? 우리가 50 받았으니, 1/n 하면 인당 3만 x천 원 나오네. 개인별로 3만 원씩 나누고, 2만 원은 회비에 넣어두자."

다른 2등, 3등 팀도 다를 게 없었다. 몇 팀들이 받은 상금 분배를 하거나, 3등 한 어떤 팀의 경우 마치고 회식하러 가자라는 이야기를 했다.

돈 100만 원이 참 가치 없이 쓰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여기저기서 웅성웅성 대는 것을 들을 수 있었는데,

"아니. 우리 공정은 설비도 오래됐고, 공정 자체가 지저분할 수밖에 없고, 1등 한 저 공정은 신규 설비에 별로 청소할 것도 없잖아. 이거 너무 형평성에 안 맞는 거 아냐?"

"우리가 저 팀보다 못한 게 뭐 있는데. 저 부장이 저 팀의 관리자랑 친해서 편파적으로 점수 높여준 거 아냐?"

"앞으로 공정 청소하나 봐라. 저렇게 대충 해서 돈 받아가는데. 우리도 돈 안 주면 절대 안 할 거야."

이거 큰일 났다 싶었다. 동기부여가 아니라, 돈 100만 원을 잘못 써서 조직 구성원들의 갈등을 유발하고 동기가 박살나버린 처참한 현장이었다.

나는 그날의 상황을 컨설팅 사례로 많이 인용한다. 잘못된 보상으로 인한 조직갈등 발생 사례로.

그 갈등을 해결해보기 위해서, 현장관리자 모두와 인터뷰 스케줄을 잡고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야간조에 근무하는 관리자와 인터뷰 일정을 맞추기 위해, 밤 12시에 회사에 가서 30분 인터뷰하고 왔던 기억도 있다. (그때 왔다 갔다 이동시간만 3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러한 내용을 정리해서(사실 경영자가 듣기에 굉장히 자존심 상할 수도 있는 내용들도 가감 없이) 경영자와 임원진들께 간곡하게 이야기했다. 헛되게 돈 쓰지 말자라는 이야기도 함께.

이후로 해당 조직에 몇 년을 컨설팅을 하면서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직원들도 늘어나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들도 많이 만들어 냈음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의 갈등을 해결하고, 자발적인 헌신을 유도하는 것은 내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경영진이 벌려놓은 일을, 외부인이 해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돈이 어떤 행위에 대한 외적 보상으로 사용될 경우 사람들은 그 행위에 대한 내재적인 관심을 잃는다."

다니엘 핑크의 '드라이브'에서 나온 구절을 보며, 그때의 기억이 소환되어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내가 그 조직에 조금은 더 현명하게 조언을 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지금이라도 깨달았기에, 지금부터의 고객에게는 조금은 현명한 조언을 해줄 수 있겠지라는 기대가 교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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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생각들이 한 권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성장하는 회사가 선택한 단 하나의 전략, 《모두의 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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