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랫동안 준비해온 ERP를 최근에 런칭한 고객이 있다. 기준정보를 등록하고, 3월 부터 열심히 데이터를 입력하고 분석하면서 운영해오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큰 일이 발생했다.
말로만 듣던, 랜섬 (Ransom)웨어에 감염이 되어서 서버에 있던 데이터들이 인질로 잡혀버린것이다.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커에게 수백만원을 입금해야 한다고 한다. 중요한 건 그렇게 도둑질한 놈들이 돈을 받는다고 해서 순순히 데이터를 풀어주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다.
결단을 했다. 과감하게 서버를 포맷했다. 그 덕분에(?) 1달여의 데이터들이 날아가버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백업 서버를 준비하고, 다소 높은 비용을 들여 보안프로그램도 설치했다. 사실 보편적인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에서는 '이런것까지 해야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대처다. 아마도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절대 사전에 투자하지는 못했을. 그나마 데이터 입력을 한 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악의 무리와 타협하지 않을 수 있었고, 이 작은 실수 혹은 실패를 계기로 더욱 더 단단하게 정보보안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의 고객사에서, 5년치 데이터가 담긴 서버가 파손이 되어서, 그 이후에 해당 업무를 정상화 하지 못한 사례를 본 적이 있었다. 수억원을 들여서 도입한 전산시스템이었지만, 데이터가 다 날아가고나서 직원들의 의욕이 무너저버리다보니, 정상화되지 못했다.
'왜 그런 큰 회사에서, 비싸게 투자한 시스템의 데이터를 백업을 안 했을까?'
아마도 '설마 무슨일 있겠어?' 라는 무사안일주의가 아니었을까 싶다.
오늘 직원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고. 우리는 고작 한 달치 데이터의 '유괴' 덕분에, 앞으로 데이터의 유실, 손실은 발생하지 않을거라고. 이 정도면 굉장히 싸게 먹힌 수업료라고.
한 번도 실패없이 살아왔다는 건, 제대로 부딪혀보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싶다. 제품들도 개발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Try out을 통해서 완벽한 품질이 확보될 수 있다. 개발과정에서 별 문제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 실제 생산이 이뤄지면 문제가 펑펑 터질 가능성이 높다.
기꺼이 작은 실패들을 용인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직원들이 작은 실수에도 몸서리 치는 조직에선, 절대 큰 도전을 할 수 없다. 뒷 배경에 경영자가 든든하게 받춰주는 조직이어야, 작은 실패를 극복해서 큰 도전에서 성공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쿨한 사람은 과거보다 더 나은 선택지를 만났을 때
'오! 더 좋은 방법이 있네. 다음에는 이걸 한 번 시도해봐야지!'라고
과거의 선택에 대해 크게 미련을 두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시각을 두는 사람이다.
반면에 전혀 쿨하지 못한 사람은
'아이~X. 좀 더 알아보고 할 걸. 괜히 그거 했네. 아까워서 어떡해 ㅠㅠ'
라고 과거의 선택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후회만 하는 사람이다.
전자와 같이 쿨한혹은 적어도 주변에 미련과 후회의 티를 잘 내지 않는 사람들이 기꺼이 도전하고, 성취를 해나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미 벌어진 일에 벗어나지 못하고, 머물러 있다보면 버스들을 놓치게 된다.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문제를 바라볼 때,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담백하게,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