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얼마라구요?"
작년이었다.
그 과일가게에서 판매하는 수박은 꽤나 비쌌다. 일반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금액보다 2~3배 였다.
품질과 맛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한 젊은 사장님의 말에, 한 번 먹어보자란 생각으로 수박을 구매했었다.
그날 먹은 수박은, 태어나서 먹어본 수박 중 단연 최고였다. 지금까지 내가 먹었던 수박이 일반 수박이라면 그 수박은 TOP 수박이었다. \^\^
이후, 다소 가격이 비싸더라도 그 가게의 과일을 즐겨 구매했다. 2번 먹을 거, 한 번 먹더라도 제대로 맛있는 걸 먹는게 훨씬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에 복숭아를 사기 위해 그 과일집을 들렀다. 우연찮게도, 입구에는 복숭아가 담긴 박스가 줄잡아 30박스 가까이 쌓여있었다.
"사장님, 복숭아 한 박스 주세요."
"아...죄송합니다. 복숭아가 지금 먹을 만한게 없어요..."
"네? 여기에 있는 복숭아는 판매하는게 아닌가요?"
"네. 불량으로 전량 반품 예정입니다."
"아니...무슨 이런 변이..."
"때는 바야흐로...."
사장님은 이 사태의 배경을 나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해당 농장은 맛 좋은 복숭아로 몇 년 전부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던 곳이라고 했다. 일부 부촌을 중심으로, 찾는 손님들이 많아서 작년에는 꽤나 많이 판매를 했다고 했다.
"그 사장님이 손재주가 좋으셨거든요.복숭아가 키우는 것도 중요한데, 따는 게 정말 중요해요."
최근 몇 년간 판매가 잘되서 그랬는지, 꽤나 물량을 늘리셨다고 한다. 그 전에는 사장님이 직접 관리하고, 수확을 하셨는데 올해부터 외국인 노동자들을 채용해서 수확을 했다고 한다.
"복숭아를 딸 때, 겉 표면에 손가락에 힘을 줘서 누르면 당장은 표가 안나는데, 며칠만 지나면 표면에 멍자국 같은게 나거든요. 아마도 새롭게 온 작업자들이, 숙련도가 떨어져서 복숭아 표면을 꽉 쥐고 수확해서 인지 죄다 멍자국이 났더라구요. 중요한 건 이걸 받아 온 날에는 티가 안나서 모르는데, 며칠만 지나면 멍이 올라옵니다. 괜히 팔았다가, 고객님들이 실망하시면 안되기 때문에, 다시 제대로 된 곳 개발해서 해야죠."
오래도록 좋은 품질을 유지하던 곳도, 작업자 숙련도의 변화로 인해, 단 번에 저품질 과일로 전락한 사례였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규모만 늘렸다가 몇 년간 쌓은 신뢰를 한 번에 잃게 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숙련이 되지 않은 구성원들에게,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프로젝트나 일에 참여시켜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
개인적으로 난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내부적으로 훈련을 하고, 숙련을 쌓고 나서 고객을 대응해야지, 고객의 프로젝트를 우리 직원의 연습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고객을 기만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총을 다루지도 못하는 병사를,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장으로 내모는 것은, 오히려 그 병사를 위한 선택이 아니다.
진짜 엄격한 고객을 만나 호되게 당해서 오히려 자라나는 새싹이 짓밟힐 수 있게 된다.
급하게 인원이 빠져서, 긴급으로 채용한 인원을 당일에 공정에 배치해서 대형 품질문제가 발생하거나,
설비 고장을 일으켜서 큰 리스크가 발생한 경우를 수도 없이 보았다.
본 경기에 정식으로 투입되기 전, 사전에 교육훈련과 숙련도를 향상 시키기 위한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
품질의 3대 석학인 조셉 쥬란 박사가 이야기 한 1:10:100 원칙은 꽤나 시사점을 준다.
예방비용 : 1
처음부터 품질의 불량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품질관리 활동이나 교육에 투입하는 비용
평가비용 : 10
제품을 검사하고 불량품이나 결함을 찾아 대책을 마련하는데 드는 비용
실패비용 : 100
불량제품이나 서비스가 이미 시장에 반출돼 고객에게 전달됨으로써 일어난 실패를 해결하기 위해 드는 비용
문제는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다.
고객의 일에, 모험이나 무모한 도전을 하지 말자.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을 충족하는 뒷걸음질 치지 않는 일관성을 유지하는 (산포가 없는) 제품과 서비스
고객 만족을 위한 시작과 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