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딸을 재우는 동안, 나는 건조가 완료된 빨래들을 정리하기 위해 방으로 가서 오랜만에 TV를 켰다.
'생활의 달인'
일부러 찾아서 보진 않지만,어쩌다 얻어걸리면, 채널고정이 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해당 프로그램이 2005년 부터 시작해서 만으로 16년, 약 800여회 동안, 회당 5명 정도의 '달인'들을 소개해왔으니 해당 프로에서만 약 4,000명의 달인들이 발굴되었다.
최근에는 음식의 달인들이 나오는 편인데 그 분들의 인생역정을 보면 마치 정해진 시나리오가 있는 듯 비슷한 점들이 있었다.
'어떠한 계기로 일을 시작하게 되서,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었고, 위기의 순간이 와서 포기할 뻔도 했지만 그 상황을 잘 극복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묵묵하게 걸어나가보니 결국엔 주변 사람들이 '달인'이라고 부르는 경지에 올랐더라.'
어느 누구하나 쉽게 그 자리에 오른 이가 없었으며, 타고난 천재성을 가진 분들보다 엄청난 노력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의 방식은 단순했다. 아주 대단한 마법의 가루를 집어 넣는 것이 아니라,'어떻게 저렇게까지 할까?' 싶을 정도로 좋은 재료들을 아낌없이 넣고, 오랜 시간동안 정성스레 숙성시키고, 끓여내는 것이었다.
'성실함과 꾸준함' 그 단순한 원칙을 우직하게 지켜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다소 의아스러웠던 건 '뭐 저렇게 세세한 재료와 래시피까지 다 공개할까?' 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저거 다 알려주면 경쟁자들이 다 따라하는게 아닐까?' 싶었지만 오래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아무리 구체적인 재료와 래시피들을 알아도, 성실함과 꾸준함이 없이는 절대 그 경지에 오르지 못하는 걸 알기 때문에 '따라 올 테면 따라 와봐' 하는 마음으로 공개한다는 걸.
(참고로 도요타 자동차도, 그 어느 회사도 자기들처럼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있게 그들의 도요타생산시스템을 오픈하고, 현장까지도 공개한다. 어설프게 모방한 경쟁사들의 실패비용을 높이게 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그들의 전략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쉽게 달인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탁월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빠른 시간 안에 달인이 될 수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우리의 프로그램과 전략은 최고다' '이런 저런 기업들을, 최고로 만들었다' 라고 셀프 홍보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정작 최고의 기업들 중에 '그들의 프로그램과 전략 덕분에 최고가 되었다' 라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 분야에 정상에 오른 사람을 달인이라고 한다면, 그 정상까지 비행기로 한 번에 데려다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고, 좋은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있겠지만, 정상에는 스스로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매우 어렵고 힘들다.
어느정도 수준에 만족할 거라면 쉽고 편한 길을 가도 괜찮다.하지만 그 길을 가도 가도 정상이 나오지 않는다고 후회해도 소용없다. 그 길은 정상을 향한 경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고가 되고 싶다면 꼭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가 있다면 어려운 길을 맞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기꺼이 그 힘든 과정을 부딪히고, 포기하지 않고 극복해야 한다. 그것이 최고가 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끝끝내 포기하지 않고 정상에 오르게 되면 알게 된다. 또 다른 정상은, 이전보다 좀 더 쉽게 오를 수 있고 그 과정들이 반복되다보면, 그 누구보다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걸.
'누구나 가는 쉬운 길이 아니라 남들이 가지 않은 어려운 길을 선택해서 성공할 때 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 '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될 수 없는 그 이름. '달인'이 되기 위한 비법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