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과 문제해결 ★ 추천

올바른 방향이라면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

연재 112 / 137

햇수로 10년을 함께 하고 있는 고객이 있다.

다른 컨설턴트께서 담당하셨던 조직이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2~3번 지원하러 갔다가 경영자께서 좋게 봐주셔서 프로젝트 중간에 담당자가 나로 변경된 그런 곳이었다. 당시 해당 조직의 고객사는 80여개의 협력사가 있었는데 이 조직은 뒤에서 1~2등을 다투던 그런 열악한 조직이었다. 열악하고 지저분한 생산 현장, 여러 국적의 외국인들로 구성되어 있어 소통도 원활하지 않고 관리인력의 잦은 퇴사로 인해 기초역량을 축적시킬 환경이 되지 못하는 그런 곳이었다. 어떻게 수습해야 할 지 막막했다.

'컨설팅 첫 담당 고객이 이런 곳이라니... 시작부터 잘못 걸린건 아닌가?'

친구에게 이 고민을 털어놨는데 하는 이야기가 "더 이상 내려갈 곳 없는 조직이라면 네가 함께 고민하고 채워나가는 만큼 성과가 보일게 아냐? 밑져야 본전인데 부담가지지 말고 한 번 부딪혀봐!"

친구의 그 이야기에 굉장히 머리가 맑아졌다.

'그래 한 번 해보자!'

당시에는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서 정말 정말 열심히 했다.

계약 방문일정은 제약조건이 되지 않았다. 탄력이 받았을 땐 자정이 될 때 까지 난상 토론을 하기도 했고 휴일에도 방문해서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갔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내게 주어진 프로젝트 방문 일정이 20회였다면 최소 40회 이상은 방문했던 것 같다. 어떻게든 첫 시작을 뒷걸음질 치지 않고 한 걸음 내딛고 싶었다.

Project Kick off 후, 1년이 지나고 프로젝트를 정리하는 회의가 진행되었다. 날고 기는 경력들의 베테랑 컨설턴트 6명과 만 1년도 되지 않은 햇병아리 컨설턴트인 나. 총 7명의 컨설턴트가 15개 업체를 맡아서 1년간 치열하게 개선을 추진한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였다.

당시에 해당 고객사의 부사장님께서 총평을 하셨는데 15개사 전부가, 품질문제가 줄어들고 납입능력이 향상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러시면서 내가 맡았던 A조직의 변화에 대해 굉장히 인상깊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렇게 오랜시간 동안 직원들을 보내 개선하려고 해도 안 됐었는데, 1년 만에 변화시킨 비결이 뭐죠?"

"구성원들이 정말 열심히 해준 덕분에, 이전보다는 좋은 성과가 나온 듯 하지만 이 조직이 변화했다고 말하기엔 이른것 같습니다. 아마도 지금까지의 노력이 3개월만 멈춰도, 다시 그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이 조직의 시스템이 정립되지 않았고 내재화 까지는 시간이 꽤나 걸릴듯 합니다." 전혀 사전 협의되지 않았던 발언이었다.

분위기가 싸해졌다. '이 좋은 분위기에 눈치도 없이...' 라는 시선이 느껴졌다.

자화자찬을 하며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자리에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영영 하지 못할거 같았다.

그때 내가 용기를 내서 했던 말은 지금까지 내가 이 일을 해오는데 원칙이 되어주고 있다.

'고객의 눈치를 보며, 듣기 좋은 이야기를 해 주는게 아니라 정말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는 컨설턴트가 되자.'

10여년 전 80개 협력사 중 꼴찌였던 그 조직은 매출이 4배 가까이 성장했고, 1개 였던 공장건물이 3개로 확장되었으며 지속적인 수주로 현재 4번째 공장을 알아보고 있다. 그리고 끝끝내 80개 협력사 중 1등이 되어 고객으로부터 혁신대상을 수상했다. 10년 전엔 회의실도 없어서 좁은 사무실 한 귀퉁이에 테이블을 놓고 회의를 하고, 집체 교육을 할 때엔 서서 듣는 직원이 있을 정도였는데, 지난주 크게 확장한 사무실을 보니 굉장히 감격스러웠다.

서로가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함께 가다보니 이 조직의 영광들을 곁에서 함께 하고 있다.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품질문제도 펑펑 터지고, 많은 문제들과 씨름하고 있다. 문제가 없는 조직은 어쩌면 죽어있는 조직인지 모른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을 해나가느냐에 따라 살아있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이 조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물어본다면 나의 대답은 여전하다.

"뒤돌아보면 꽤나 멀리 왔지만 아직까지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어쩌면 우리가 기대하는 그 정점에는 영원히 닿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걸어가는 과정 속에서 꽤나 신나는 일들을 많이 경험할 수 있을겁니다."

진심이다.

← 할 수 밖에 없도록목록어떠한 가치를 선택할 것인가? →

이 글의 생각들이 한 권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성장하는 회사가 선택한 단 하나의 전략, 《모두의 품질》

책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