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큰 이슈가 있었던 고객사의 리더를 만났다. 함께 해 온 시간이 10년이다 보니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누곤 하는데, 다행히 잘 수습이 되어 정리를 해나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예상치 못했던 상황들을 경험하면서 정말로 힘들었다고 했다.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진 순간 구성원들이 동요하기 시작했고 현장 분위기는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한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기도 했지만 상상 이상으로 심각하게 흘러가다보니, 차분하게 문제를 바라보고 의사결정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중요한 사실은 비상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에 대한 디테일한 시나리오가 준비되어 있고, 정기적으로 훈련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실제 상황속에선 그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사전에 일정을 공지하고 진행된 의도적인 훈련 환경 속에서 구성원들이 위기감을 느끼면서 진지하게 상황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할 수 있었을까?
'설마 우리 조직에 그런 일이 있겠어?' 하는 무사안일주의에 젖어있었던건 아니었을까?
어떠한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조직의 미션, 핵심가치가 작동할 수 있는 상호 간 신뢰를 평소에 잘 쌓아왔을까?
학창시절을 복기해보면 시험을 망치고 나서 '다음 시험에는 평소에 제대로 준비해서 만회해야지' 라고 큰소리 치는 친구들 치고 제대로 각성해서 만회하는 경우를 보기 어려웠고, 조직의 경우에도 큰 위기를 겪거나 문제가 발생한 이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소에 잘 해야지!' 라고 큰 소리 치지만 비슷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맞이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새똥같이 운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위기는 '조직의 시스템이 올바르게 설계되어 있는지', '시스템은 올바르게 작동되고 있는지', '시스템의 운영과정을 검토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지'의 과정에서 취약한 항목들이 축적되어 임계점에 도달하게 되면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실체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처절하게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 지점이 위기를 예방할 수 있는 시작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럴싸한 시스템을 갖춘게 중요한게 아니라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는 모든 상황들이 맞물려서 돌아가는 조직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정말로 힘든 과정이다.
하지만 그 힘든 과정을 우직하게 견뎌내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 조직문화보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조직문화로 거듭나게 되면 위기상황을 예방하고, 극복해서 그 자리에 기회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